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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결혼문화
결협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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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턱시도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서 올리는 결혼식을 치릅니다. 전통 혼례의 모습은 폐백 정도에서나 확인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네팔에서는 전통 결혼식이 대부분입니다. 네팔 결혼식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색은 붉은색과 초록색입니다. 거기에 순금 장식이 더해집니다. 네팔에서는 힌두교와 불교가 가장 큰 종교입니다. 그만큼 네팔의 전통 결혼식은 힌두교나 불교의 전통에 따른 결혼식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카스트와 민족에 따라 그 풍습들은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네팔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힌두 전통에 따른 결혼식의 전반적인 특징을 정리해봤습니다.
▶ 결혼 예복과 장신구
1. 금색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붉은 색 사리와 붉은 색 베일 – 신부의 결혼 예복입니다.
2. 다우라 수루왈(Daura Suruwal)과 토피 – 신랑이 입는 결혼 예복. 허리에는 ‘파투까(patuka)’라고 하는 넓은 띠를 두르는데 이것 역시 붉은 색입니다. 파투까 안에는 네팔의 상징인 ‘쿠쿠리(khukuri)’ 칼을 꽂는데 생략하기도 합니다. 또한 머리에는 역시 전통 문양의 모자(토피, topi)를 씁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이런 전통 예복이 아닌 양복 정장을 입는 경우도 많습니다.
3. 두보 꼬 말라(Dubo ko mala) – 성스러운 잔디로 만든 화환은 결혼식 전날 신부 집에서 만드는데, 역시 금색이나 은색 장식 등을 섞어 화려하게 보이도록 합니다. 신랑이나 신부 모두 목에 걸지만 신부에게는 꽃 말라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4. 멘디(헤나 문신) – 신부의 손과 발에 하는 헤나 문신을 합니다. 멘디는 결혼식날 신부의 아름다움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한 장식인데, 멘디 색이 진할 수록 사랑을 많이 받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민족마다 다른데, 예전에 참석했던 수누와르(Sunuwar) 족의 결혼식의 신부는 멘디를 하지 않았었죠.
5. 띨라리(Tilhari) – ‘포테(pote)‘라고도 부르는데, 구슬을 꿰어 만든 목걸이로 커다란 순금 펜던트가 달려 있다. 신랑쪽에서 준비해 주는 중요한 결혼 예물입니다. 이 띨라리는 띠즈와 같이 중요한 축제나 행사 때에도 착용하는데, 이것만으로도 결혼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기타 신부 장신구 : 망 띠카(Maang Tika, 머리에서 이마로 떨어뜨리는 장신구), 뱅글 등.
▶ 결혼 절차
1. 띠카-떨러(Tika-tala) – 쉽게 말해 약혼식. 보통 신랑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신부 집을 찾아가서 신부를 만나는데, 점성술사가 정해 길일에 결혼을 약조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치른다. 그러나 성대하게 약혼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바그단(Bagdan) – 가네쉬 푸자. 신부 아버지는 칼라쉬(Kalash)라고 부르는 그릇에 여러 과일들을 담아 푸자를 한 뒤 신랑 아버지에게 전달합니다. 이는 그의 딸을 신랑에게 보낸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3. 스와얌바라(Swayamvara) –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신부에 의한 신랑 간택’의 의미인데, 라마얀의 일화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신부가 여러 후보자들 중에서 실제 신랑이 될 사람을 알아보고 고른 후에 그 사람에게 말라를 걸어줍니다. 과거에는 실제로 여러 후보자 중에서 신랑을 고르기도 했다는 것 같지만, 지금은 형식적으로 신랑에게 말라를 걸어주는 것으로 신랑을 선택하는 의식을 끝냅니다.
4. 사이뻐떠(Saipata) – 사이뻐떠는 점성술사가 정한 시간에 행하는데, 신랑이 자신의 손바닥 프린트와 각종 이바지 및 결혼 예물을 준비하여 신부집에 보냅니다.
결혼식 당일
1. 보통 신부쪽 가족들과 가까운 친구들은 단식을 합니다. 신랑쪽 식구들은 집에 모여 비슈뉴 신 또는 가네쉬 신에게 뿌자를 한 후,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며 식장까지 ‘잔티(janti)’라고 부르는 행진을 합니다.
2. 신부쪽에서는 여러가지 선물들을 마련하여 전달한 후, 신부는 신랑 옆에 앉습니다. 신랑과 신부는 구리로 만든 대야 위에 놓은 발판에 발을 올려놓고 손님들은 이 신혼 부부의 앞날을 기원하며 물로 발을 씻겨줍니다.
3. 이러한 의식이 끝난 후에 또다른 의식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굽타거르(guptaghar)’라고 하는 특별하게 꾸민 장소(방)에서 사제의 지시에 따라 ‘카냐단(kanyadaan)’이라고 부르는 힌두 결혼 의식을 치릅니다. 이는 힌두 결혼식에서 매우 중요한 의식 중 하나인데, 이 때 신랑은 신부에게 ‘포테’라고 흔히들 부르는 ‘띨라리’ 목걸이를 전달하고, 신부의 이마에 ‘신두르(sindoor)’를 찍습니다. ‘띨라리’와 ‘신두르’는 기혼 여성임을 알리는 중요한 징표입니다.
4. 이후, 신부는 꿀, 요구르트, 기(ghee)를 섞은 음식을 신랑에게 먼저 절반 먹여주고, 나머지 절반을 신부가 먹습니다.
5. 결혼식이 끝나면 신부는 신랑집으로 이동하여, 또다시 몇 가지 의식을 행합니다.
네팔의 결혼식은 결혼 당일뿐만 아니라 그 전부터 며칠에 걸쳐 여러 의식들을 하고, 당일에도 또 중요한 의식을 치릅니다. 또 카스트나 민족에 따라, 또 가정에 따라서는 결혼식 날 이후에도 며칠씩, 길게는 5일까지 피로연을 열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네팔에서는 여전히 연애 결혼보다는 중매 결혼 비중이 훨씬 높습니다. 전혀 얼굴도 모르고 결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가 부모가 소개를 받아 결혼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요새는 미리 양가에서 자녀들을 서로 소개하여 결혼 전에 어느 정도 사귀는 기간을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네팔에서도 결혼식은 돈이 매우 많이 드는 행사입니다. 결혼식을 한 번 치르는데 보통 몇 백만원에서 천만원까지 든다고 하니 돈 없는 사람은 네팔이나 한국이나 결혼식 올리기 힘든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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